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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ula 1

프로(Pro)가 되자 !!!

'프로'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에서 어떤 일을 가지고 전문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Professional을 줄여서 나타낸다.

하지만 professional 또는 professionalism이라는 말을 가지고 이에 해당하는 말로써 한국어에서 딱히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professional이라는 말은 각종 스포츠에서 amateur라는 말로 대응하여 그 스포츠를 직업으로 삼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고, 따라서 '프로'라는 말은 최고수준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선 professionalism은 반드시 스포츠에에만 해당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한편, professionalism은 사전에서 찾아보면 '전문가 기질' 또는 '장사치'라는 설명을 해놓고 있는데 서양인들이 얘기하는 professionalism을 똑바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또 다른 차원에서 professionalism은 전문성 장인정신이라는 말로 이해하기도 하지만 그것으로도 이 말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충분히 나타내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은 잘 쓰여지지도 않는 匠人(장인)이라는 말로 과연 무슨의미가 전달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professionalism은 그저 '프로정신' 또는 '프로근성'이라는 말만 번역한 얼치기 단어들로도 '프로'라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다면 영어의 professional 또는 professionalism이라는 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우선 professionalism은 3가지의 중요한 개념을 담고 있는 말로 이해하고자 한다.

그것은 commitment, accountability,integrity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3가지 요소를 가리키는 말에 대해서도 한국어로 딱 맞아 떨어지는 개념의 단어들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다.

어쨌든 professionalism을 이 3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라면 우리는 이를 professional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에서는 프로가 아니면 아마츄어라는 얘긴데 결국 프로와 아마츄어가 다른 점도 바로 이 3가지의 필수요소라는 말이 된다.

 

 

1. Commitment

 

commitment이라는 말은 상황과 문맥에 따라 여러가지로 풀이 된다.

언질, 약속, 공약, 공언, 관여, 헌신, 책임, 위임 등등으로 professionalism은 무엇보다 먼저 이 commitment를 전제로 한다.

자기가 하는 일에 진정하고도 심각한 commitment가 없으면 프로라고 할 수 없다.

프로가 하는 일은 그저 장난삼아 재미로 하는 일은 아니다.

한 두번 끄적(블로깅)거리다가 그만 두는 어설픈 시도가 아니다.

일단 블로깅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고 약속을 한 이상 장기적이고 계속적인 헌신을 통해서 열정을 가지고 책임것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professionalism이다.

미국을 프로의 나라라고 함은 일단 각 분야 중핵(core)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각자가 하는 일에 강한 commitment을 보이고 있다는데서 출발한다.

그들은 미국사회의 프로들이라 일리잇(elite)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자가 자기의 일에 몸을 던져 스스로를 책찔질(self-discpline)하면서 발전을 추구한다.

그 결과 각계의 프로들이 복합적으로 사회전체를 견실하게 만들고 있다. 조지 w부쉬와 탐댓슐이 정계에서, 빌게이츠와 제프베이조스는 재계에서, 피터네닝스와 탐브러커는 언론계에서, 타이거우즈와 배리반즈가 스포츠에서, 그리고 스티븐스필버그와 탐행커스는 영화계에서 각각 강한 commitment을 보이며 프로로 활약하고 있다.

어떤이들처럼 말로만 백년대계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건물을 하나 지어도 수백년을 지탱하도록 짓는 것이 미국의 프로정신이다.

古色蒼然(고색창연)이라는 말 그대로 담쟁이덩굴(ivy)이 학교건물을 뒤덮도록 오랜세월을 버텨야 한다는 그들의 강한 commitment가 IVY League을 일구어 냈다.

우리의 환경을 수천년, 아니 영구히 보존해야 한다는 commitment을 가지고 Green Peace운동을 벌이는 것이 또한 미국인들이다.

프로들의 commitment는 오늘만 블로깅하고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두지"하는 아마츄어들의 자세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commitment가 없는 블로깅 활동은 지금 당장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급급한 하루살이 또는 남비근성을 낳는다.

그래서 "내가 이 친구를 평생 볼건가? 나 다음에 일은 내가 알게 뭐야?" 하는 식의 방만한 행태를 일으킨다.

크고 작은 약속을 공언해 놓고 마지막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불이행을 통고하는 것은 commitment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또 commitment가 없을 때 짧고 좁은 안목과 무계획성이 드러나고 찰나주의와 기회주의가 지배하게 되고 결국 뒷북치기를 거듭하게 된다.

어쩐지  필자의 과거 행동을 보는 것 같다.

 

2. Accountability

 

 

professionalism은 또 accountability를 내포한다.

그런데 accountability는 단순히 구체적으로 확정된 책임(responsibility)이나 의무(obligation)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의미한다. accountability는 책임과 아울러 어떤 일을 하게 되는 사유와 근거와 동기와 경위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프로는 자기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히 들어 설명하고 그 사유를 밝힐 수 있어야 한다. professionalism은 자기가 하는 모든 행위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기준과 이성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에 합당해야 한다는 accountability를 전제로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일을 처리해서 좋은 결과만 얻어내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처음과 끝은 그럴듯하게 보이고 거죽은 번드르르하게 나타날지 몰라도 그 가운데와 속이 accountability하지 못한다면 프로답지 못한 일이고 결국 여러가지 어려움과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가령 아무리 학식있고 유능한 의원이나 고위관료라 할지라도 accountability를 모든다면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술자리에 앉을 수 있고 골프장에 나가도 되는지를 가늠하지 못한다.

책임을 기본으로 하고 그위에 accountability를 얹어 각자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이 아마도 미국사회이다.

미국사회가 일반적으로 신용을 중시하는 사회라고 하는 것도 이를 의미한다.

accountability한 행위에는 믿음과 신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미국에서 일찍부터 개인수표가 통용되게 된 것도 사회가 각 개인으로부터 responsibility와 accountability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고 각자가 이에 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일찍부터 부모로부터 독립해서 스스로를 꾸려나갈 때 그들은 accountability를 배우게 된다.

따라서 자기의 행동거지를 accountable하게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는 부모의 책임이기 보다 스스로의 책임이 된다.

반면에 개개인의 accountability를 도외시하고 특정한 직책을 가진 사람에 대하여 막연한 사회적 기대감과 도뎍적 책임을 준 다음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가중책임을 물으며 비난을 쏟는 것이 한국사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행정의 최일선에서 어떤 직원이 저지른 실수나 비행을 그 사람의 책임이나 accountability로 매듭짓지 못하고 엉뚱하게 맨 꼭대기에 있는 우두머리에게 비난을 몰아 부치는 것이 한국의 얄굳은 사회정서가 아닌지, 사실 따지고 보면 한국사회에서 각종의 비리와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도 우리의 정계, 관계, 재계, 법조계, 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accountability가 실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nine to five(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라는 표현이 있듯이 정확하게 여덟 시간만 근무하고 바로 퇴근하는 미국인들에 비해서 아침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한국인들이 훨씬 더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근무시간 중에 신문보기, 잡담하기, 낮잠자기 등 accountable하지 않은 일로 시간을 보낸다면 professionalism은 여기서도 실종상태이다.

얼핏 자유분방하게만 보이는 미국인들이지만 일단 근부시간에 들어가서 작업이 시작되면 철저한 accountability를 바탕으로 프로근성을 발휘하는 것이 그들이다.

툭하면 공(公)과 사(私)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고 떠들어 대는 우리들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말이 잘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종종 공과 사를 두리뭉실하게 얼버버리기에 그런 말을 하지만, 공과 사가 이미 철저하게 가려져 있는 미국인들에게 그런 말른 따로 필요없다.

단지 근무중(on duty)이냐 아니냐(off duty)의 부분만 있는 뿐이다.

바깥에서 갓 들어 온 사람에게 미국사회는 너무도 허술하게 보일 수 있다.

여기저기 크고작은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예컨데 미국에는 우리처럼 주민등록제가 없다(그래서 미국에 주민등록제가 있었더라면 2001년 911 테러사건같은 것도 방지할 수 있엇으르리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원래 제도적으로 구속받거나 강제되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인들이기에 오히려 accountability를 근거로 하고 professionalism의 정착으로 사회를 다스려 왔다고 할 수 있다.

미국사회는 혹시 이런 '허술한' 기회를 틈타 자기 잇속을 챙기려는 accountable하지 못한 사람에게 한 번은 속아 넘어가지만 두 번째 부터는  속지 않는 사회이다.

엉터리 수표를 발행한다든가 허위로 실업수당이나 빈민 수당을 타 먹는 행위가 한 두번에 그치지 않고 일단 발각이 되고 나면 가차없이 응징을 받게 되는 것이 미국사회이다.

미국에서 한번 신용을 잃고 나면 다시 일어서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짐작할 수 있다.

 

 

3. Integrity

 

professionalism은 또 총체성, 통합성, 성실성 그리고 무결을 의미하는 integrity를 요구한다.

각 분야의 프로들은 전문지식, 경험과 아울러 인격의 총체성을 갖출것이 요구된다.

전문분야를 꿰뚫어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직성, 성실성, 정확성, 근면성, 윤리성, 인내성 등 인격적인 측면에서 건전함이 프로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안팎에서 이른바 '스캔들(scandal)'이라고 하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 그 일에도 흔히 유명인 인기인들이 관련되어 있는 것을 보는데 그들은 해당분야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즉 프로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일단 갖춘 사람들이라 할 수 있지만 integrity의 측면에서 어딘가 결함이 있기에 그런 스캔들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라고 이해 할 수 있다.

그들은 프로는 프로지만 완전한 프로가 아닌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유명정치인은 물론이고 고위관료나 대학교수, 인기연예인, 스포츠스타 등이 불미한 일로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한 부서의 장관을 일년에 여섯번이나 바꾸어야 되는가?

그들이 해당분야에서 요구되는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해서인가?

능력과 기량이 부족해서인가? 물론 아니다.

이는 integrity의 문제일 뿐이다.

미국에도 대통령이나 의원들을 비롯해서 유명인사들이 integrity가 문제 되기도 하지만 역시 상대적으로 그 숫자나 빈도가 훨씬 작다.

미국을 선진국이라 하는데 비해 한국은 아직 그에 못미친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한국에서는 각 분야에서 아직도 건전한 professionalism이 정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문자 해독률이나 대학진학률, 박사학위소지율 등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첫째 둘째 간다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한 professionalism을 정착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사회는 어느 분야에서나 professionalism이 지배하고 있다.

commitment, accountability,integrity가 결여되면 어느 분야에서든지 발을 붙이지 못하는 사회가 미국사회이다. 적당히나 대충이 통하지 않고 오리발과 시치미떼기와 슬쩍 얼버부리기가 통하지 않는 사회가 미국사회이다.

한국어에서 professionalism의 의미를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은 한편으로 당연한것 같은데 다른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가치관과 철학, 제도와 조직 그리고 역사와 전통이 professionalism과 같은 개념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주의 일반주의 보편주의가 지배해온 한국사회에서 개개인으로부터 요구되는 철저한 professionalism이 생성될 여지가 없었을런지 모른다.

개인의 의사표시에서 목표추구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이 상황과 분위기에 의해서 간접적, 내재적, 함축적으로 전달되어지는 우리의 체제에서는 뚜렷한 commitment의 제시가 필요없었을런지 모른다.

자유와 권리도 공동으로 누리고 책임 또한 공동으로 지는 융통적인 공동주의체제에서는 개개인의 accountability를 두드러지게 내걸 필요도 없엇을지 모른다.

또 외관주의와 형식주의가 지배하는 체제에서는 나타내는 말과 행동과 모양이외에 intergrity라는 내면적 총체성이 중시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끝으로, 우리가 사는 21세기 미래세계는 지식사회 또는 정보화사회라고들 흔히 이야기 한다.

그 중심에 소통을 기본으로 한 블로그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소셜웹이 등장하였다.

우리는 적어도 한가지 분야에서만이라도 professionalism을 가져야 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 김준기씨의 미국은 어떤나라인가?에서 인용된 글입니다.